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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5] 할머니에 대한 추억... (4)
저는 친척들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아버지 쪽도 형제들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고, 어머니 쪽도 그렇구요..
거기다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얼굴 조차 모르고..
외할아버지의 경우 제가 아주 어렸을때 돌아가셔서 어렴풋한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외할머니만이 오래 살아 계셔서 그나마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외할머니마저도 재작년인가 3년전인가 돌아가셨습니다..
얼마전 친형님이 득남을 하셔서.. 이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습니다만..
사실 곁에 있지 않고 미국에 홀로 떨어져 있다 보니 삼촌이 되었다는 사실도 별로 실감이 나질 않는군요..

무심하기 짝이 없는 못되 먹은 놈이다 보니...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2년이 되었는지 3년이 되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1년 전 겨울 방학때 한국에 들어갔을때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군대갈때 가족들 중 가장 많이 우셨던 외할머니셨고...
제대하자 마자 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올때도 가장 많이 우셨던 외할머니셨고..
방학때 한번씩 들어갈 때 역시 반가움에 많이 우셨었고..
방학이 끝날 때 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때도 역시 가장 많이 우셨던 외할머니셨는데..
방학때 한국에 들어갈때마다 뵙는 외할머니의 모습은..
저 역시 코 끝이 찡해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갈수록 약해져만 가시더니..
결국엔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게 되는 날이 오게 되더군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에 갔었을 때..
한국에 도착해 다음날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 외삼촌 댁으로 갔었지만..
할머니는 계시지 않고 사촌 동생들만 있길래..
할머니 어디 가셨냐고 물어보니 집 근처 슈퍼에 동네 할머니들이랑 이야기 하러 가셨다길래..
찾아가 보니 찬바람 쌩쌩 부는데 혼자 앉아 계시더군요..



저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눈물부터 글썽 거리시더니..
다 큰 손자 추울까봐 빨리 집으로 가자시며 일어서시는데..
몸에 힘이 없어 마음은 급한데 발은 빨리 움직여지지 않고..
몇 걸음 떼지도 않으시고는 숨이 턱에 차서 헉헉 대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할머니를 엎고 집까지 모시고 갔었습니다만...
그게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엎어드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할머니를 모시고 사시던 외삼촌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셔서야 돌아가신 걸 알 수 있었을 정도로..
주무시다가 조용히 편안하게 돌아가셨다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도 그때 처음 엎어드렸습니다만...
지금까지 저희 부모님 역시 한번도 엎어드린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 때문에 아직도 은퇴하시지 못하고 계속 일하시고 계시는데..
앞으로 잘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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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ewmew.tistory.com BlogIcon 야옹*^^* 2007.10.15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할머님께서 많이 아끼셨나봐요. 할머님위해서 기도합니다.

  2. Favicon of http://imrain.egloos.com BlogIcon 잿빛하늘 2007.10.15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갑자기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그립습니다.
    할아버지는 양쪽모두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정이라곤 없지만, 할머니들께서는 제가 다 클때까지 계시면서 참 이뻐해주셨는데... 그러고보니 저는 업어드리지도 못했군요.